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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맹이야, 이렇게 길 떠돌아다니는 것도 추운데 내가 지내는 저택에 와볼래? "
" ...? "
차디찬 공기가 가득 채운 겨울날이었다.
칙칙한 색의 벽돌담에 기대어 하나둘씩 밝은 미소를 띠며 걸어가는 혼자가 아닌 가족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최근의 흉흉한 일이 많다며 어디 멀리 나가지 말라는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투덜거리는 아이들.
그런 것도 마냥 부러운데.
파고드는 쓸쓸함에 추위는 더해져 쭈그려앉은 몸을 더욱 웅크렸을 때, 큼지막한 손이 머리를 꾹 눌러왔다.
그대로 머리카락을 헝클며 제 앞에서 몸을 숙이는 익숙한 사람.
어느샌가부터 내 앞에 자주 나타난 어느 ' 아저씨 ' 가 언제 나와 같이 먹을 것을 손에 쥐여주었다.
뽀얀 입김을 불어내어 허공으로 떠오르는 따뜻한 온기를 입에 머금고 우물거릴 무렵, ' 아저씨 '는 나에게 뜻밖의 제안을 건넸다.
" 당분간 주인어른 가족이 멀리 여행 다녀오거든. 구경시켜줄 테니까. "
" 진짜.. ?
" 그래. 너 말고 다른 꼬맹이들 몇 놈도 올 테니까. "
평소와 같은 그 날이 선 말투가 그리도 따뜻할 수 있을는지.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며 히-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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